데보라님께 이벤트에 꼭 참가하겠노라고 약속을 해놓고 이렇게 늦어버렸습니다. 그렇지만 약속을 지켜보려 이렇게 트랙백 부터 걸어놓습니다. 사실 오늘 이벤트 참여글에 사용할 예전 사진을 찾다가 백업을 실시하는 바람에 시간이 너무 늦어버렸네요.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의 사랑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 우리는 부부 프로토스 유저!!
다른분들에게 저희 스타크래프트 하다가 만났어요! 라고 말씀드리면 다들 놀래시더군요. ^^; 그렇습니다 저희는 국민게임인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하면서 잃은 시간도 많고 다른것에 지장을 준것도 참 많았던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의 인연을 만나게된 이 게임... 싫어할수가 있겠습니까.. ^^
당시 저는 까페의 운영자였고 지애는 저희까페의 신입회원이었습니다. 게임의 특성상 여성유저가 굉장히 드믄데 여성유저가 까페에 들어왔으니 뭇 남성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있었겠습니까..^^; 서로들 친절하게 대하기 바빴던 기억이 있습니다. ㅎㅎ; 물론 저 역시도 친절하게 대하였고 나이도 저랑 동갑이었기 때문에 가르침이라는 이름으로 급격하게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찌어찌하여 어렵사리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 통화까지 이어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낯을 많이 가리는 지애는 제가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았더랍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지애와 통화를 하면서 느낀 첫 느낌은... 귀엽다.. 였습니다 ^^; 전화상의 말투가 참 귀여웠던 처자였습니다. 물론 그때는 별다른 흑심을 가지고 통화하고 게임을 가르쳐주고 했던것은 아니었습니다. ( 그래도 귀여운건 귀여운;;; ) 그러나 남녀가 매일 통화하고 같이 게임하고 함께 이야기 하는 시간이 늘어나는데.. 감정이 생기는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니겠습니까? ㅎㅎ
신기하게도 그때 지애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짝사랑하고 있었답니다. ( 묘한 사연이 있답니다. ) 그런 지애를 위로하고 도닥이며 우리는 그렇게 친해져갔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치유자의 역할로서 지내던 우리.. 하루 종일 메신져로 대화도 모자라 집에 오면 밥먹는 시간마저도 음성채팅을 통해 서로의 일상을 그대로 느끼고 있었고 밤늦게까지 같이 게임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그렇게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속깊은 얘기들을 나무며 그렇게 친해져만 갔고... 저희에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지애는 은행아가씨였습니다. 전남 여수의 굴수엽에서 예쁜 재복을 입고 상냥한 미소를 날리던 바닷가 아가씨..^^ 저는 인천에서 이제 갓 입사를 한 새내기 직장인이었구요! ㅎㅎ; 저희는 만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던 것입니다. 인천과 여수는.. 정말 끝과 끝이더군요. 지도를 펼쳐보니 그렇게 멀어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애가 서울출장을 오게 되었습니다. 전남의 굴을 알리고자 신촌의 모 백화점에 전시를 하러 오게 되었다는것입니다. 말은 안했지만.. 그렇게 하루종일 서로와 대화하던 이를 만나게 된다니.. 묘한 설레임이 일어났답니다. ^^
서울로 일하러 오게된 지애를 만나러 설레는 마음을 안고 신촌으로 향했습니다. 전시업무가 끝나고 나서야 서로를 만날수 있었기 때문에 저녁시간에 올라가 기다리게 되었죠. 그러다.... 저희는 첫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 지애를 보고나서든 생각은.. 와... 엄청 크다.. 그렇습니다. 지애는 키가 170이 훌쩍넘는 키였습니다. 저는 174cm ... - _-;;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커보인다는 사실 아시죠? ㅠㅠ; 거기에 구두까지 신고 있었으니 정말 커보였습니다.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아직 저녁도 먹지 못한 지애를 데리고 근처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힘들다고 우는모습이... 참 이뻐보이더군요 ^^;;; 우는 모습을 바라보며 슬며시 웃는 저에게 왜 웃어!! 하며 다그치던 녀석..
일주간의 출장기간동안 인천머스마는 매일같이 서울로 출근도장을 찍었드랬습니다. 같이 피시방도 가고 신촌 길거리 떡볶이집에서 만난것도 사먹으며 그렇게 매일매일 짧은 만남을 즐겁게 보냈답니다. 그러다... 출장기간의 마지막 날이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 지애는 인천으로 오게 되었고 인천에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동안이 저희에게 주어진 마지막 데이트 시간이었습니다.
그 춥던 날.. 커피숍에 마주 앉아 서로 아쉬워하는 마음을 뒤로한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지애의 바알간 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심코 손을 뻗어 지애의 손을 잡았고..
" 야..손이 이렇게 차갑냐.. 그렇게 추워? 손만 빨갛네~ "
라는 말을 하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단순히 저는 손을 잡아야지... 라는 생각이 아닌 너무나 차가워보이는 손을 녹여주고 싶었던 마음이었는데 그런 제 마음을 제 몸은 너무나 순식간에 반응을 했던것이죠.. 그렇게 말을 해놓고 손을 잡았다는것을 느끼고 나서 어떻게 손을 뺄수도 없고 그냥.. 그렇게 손을 녹여주었습니다. 순간 움찔했던 지애도 손을 빼지는 않더군요.. ^^;;;;; 서로와의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순간에도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갔고..
" 자.. 이제 버스 시간 됐다.. 나가자.. "
버스를 기다리는 아쉬움의 순간에도 우리는 별 말이 없었습니다.. 소심했던 제 성격 때문이기도 했지만 서로 너무나도 먼 거리에 살고 있음을 알고 있었고 쉽게 만날수 없는 사이라는것을 말하지 않아도 우리 둘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죠.
저 멀리서 달려오는 버스가 보였습니다. 쇳 소리를 내며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
" 다시 보지 못하겠지만... 잘 지내~ 즐거웠어... ^^ "
라며 버스에 오르려는 지애... 그 말에 어디서 그런 생각이 났는지..
" 다시 볼 수 있을지 없을지 니가 어떻게 아냐~ 언능타라! 늦겠다! 잘 가아~~~ "
창가에 앉아있는 지애를 바라보았고 아쉬움에 손을 흔들었습니다. 버스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자리에 한참동안 머물렀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마지막일꺼라는 지애의 마지막 말이 저를 흔들었던 것일까요? 다음주 토요일...저는 비행기를 타고 여수로 향했습니다.
" 뿌니야~ (당시 게임내 ID 였습니다 ^^;) 나 여수 간다~ 가면 맛난거 사주는거야? "
" 머??? 여길 온다고?? "
" 어~~ 내가 다시 볼꺼라고 했자나~ 나 이따가 3시경에 도착이니까 마중나와야 돼~~ "
▲ 연애기간동안 상당히 많이 비행기를 이용했던것 같습니다 -_-;
-_-;;;; 대책없이 저는 여수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저희의 장거리 데이트는 ... 매 주말의 데이트로 이어졌습니다.
- _-; 공항에 내려 출구를 나서보니... 나플거리는 긴 생머리를 하고 종종 걸음으로 부끄러운냥 마중나온 지애가 보였습니다.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씨익 웃으며 다가갔더니...
" 고생했어....^^ "
하며... 제 팔장을 슬며시 끼더군요. 그때 지애에게 나던 향기... 제 바로 옆에서 살포시 팔장을 낀 지애의 향기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그날따라 유독... 여수의 날씨는 좋아보였고 세상의 모든 조건이... 저희가 데이트 하기에는 더 없이 좋았답니다. ^^
▲ 추천 데이트 장소입니다. 전남 여수의 마띠유
▲ 저녁 노을 질때 가보세요 추천 데이트입니다. ^^
▲ 여기까지 마띠유네요 ^^
급격하게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었고 매주 장거리 데이트( 편도로 버스시간은 6시간이 걸리더군요 )를 통해 저희는 사랑을 하게 되었고 매번 맞이하게 되는 아쉬운 이별은.. 지애를 뒤로한채 버스에 오르는 저의 눈가를 적시게 했습니다. 헤어지고 20분도 안되어 너무나 보고 싶어 눈물이 나더군요.. 그 전까지 만났던 여자들에게서는 못느꼈던 가슴알이였습니다. 눈앞에서 안보이는 그 짧은 순간의 헤어짐을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이 사람은... 달랐습니다. 내 사람 같았습니다...
몇달간의 행복하고 달콤한 데이트.... 그러나 매주 서로가 소요하는 비용이 당시 사회 초년생이었던 저에겐 너무나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한 주에 서로 만나기 위해 드는 비용이 5~60만원 가량 되었던걸로 기억합니다 ^^;; 주변의 친구들은 저희를 보며 다들 미쳤다고 했지만.. 원래.. 사랑은 미치는거 아니겠습니까? ^^ 그런 경제적인 이유와 거리상의 이유로 우리가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싫었습니다. 이 사람인데... 이 사람이 꼭 내사람 같은데.. 어떻게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나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26살의 어린 나이에 저희는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 제가 담은 사진인데.. 웨딩촬영들 사진보다 이 사진이 더 좋습니다 저는 -_-;
▲ 결혼식 하던날
▲ 신혼여행지에서..
▲ 우리의 스윗 룸 후하힌 에바손 풀 빌라..
당시 너무나 어려보이던 저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시던 장모님도 지금은 김 서방~~ 김 서방~~ 하시며 너무나 위해주신답니다. ^^
결혼한지 얼마지 않아 저희에게 너무나 소중한 아이가 태어날꺼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고민을 했지만.. 저희는 그 아이를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고... 10달 뒤 천사를 안게 되었습니다.
▲ 임신 초기에 헬슥한 모습
▲ 울 아들 땅콩 만할때
그렇게 저희는 세명은 가정을 이루었고.. 지금까지 5년이란 시간을 함께해 왔습니다. 살면서 힘든일도 많았지만 지혜로운 색시의 내조로 여기까지 오게된것 같네요. 글을 쓰다보니.. 저렇게 사랑해서 결혼을 했는데.. 아내에게 너무 소홀하진 않은가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
앞으로... 더욱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제 자신이 먼저 노력해야겠습니다. 맘 아프지 않게 하도록.....
▲ 저만 좋았습니다. - _-;
파이팅! 김 신랑~~ 파이팅!!! 민찬아빠!! ^^)b
Ps. 얼마전에 보니까 이웃 블로거님들도 스타크래프트 많이 즐기시는것 같더라구요! 저희도 짬짬히 팀플레이를 즐긴답니다.
우리 함께해요!! ㅎㅎㅎ;
우리 함께해요!! ㅎㅎㅎ;